중증장애인을 합격시키지 않으려고 점수 조작을 지시하고 이를 보고한 혐의로 50대 전 진주교대 교무과 입학관리팀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받았다.

창원지방법원 형사3-1부(재판장 홍예연 부장판사, 정윤택·김기풍 부장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ㄱ(58) 씨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ㄱ 씨는 같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검사가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원심 판결은 유지할 수 없어 파기됐다. ㄱ 씨는 지난해 8월에도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ㄱ 씨는 2017년 10월 18일 장애가 있는 지원자가 최초 합격하지 않도록 1단계 서류평가 평가위원인 ㄴ 씨에게 '중증장애인을 배제해야 한다', '경증이라도 내신이 낮은 학생은 배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2018학년도 수시모집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 지원한 시각장애 1급인 ㄷ 씨 등 지원자 4명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낮은 점수를 주도록 지시하고, ㄴ 씨에게 지원자 4명의 점수를 변경하게 했다. ㄷ 씨는 최초 990점을 받았으나 3차례 점수 변경을 거쳐 705점이 됐다.

이후 ㄱ 씨는 이를 숨기고 입학사정관위원회에 보고했고, 조작된 점수로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 1단계 합격자가 선정됐다. 같은 해 입학전형관리위원회에도 이 내용이 그대로 올라갔다.

ㄱ 씨는 2015년 10월 진주시 한 식당에서 같은 학교 직원 3명이 있는 자리에서 '이전에 퇴사한 직원들은 모두 피해자의 괴롭힘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피해자는 앞뒤 행동이 다르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말해 피해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특수교육대상자 전형 지원자 중 중증장애가 있는 지원자의 평가 성적을 조작하도록 지시해 지원자들의 정당한 평가 순위를 그르치게 함으로써 대학교의 정당한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며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뛰어난 학업 성취를 보인 지원자를 선발함으로써 교육의 기회균등을 보장하려는 입시 전형의 취지를 몰각시킨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차별을 바로잡아야 할 교육공무원임에도 오히려 차별 의도를 드러내며 점수 수정을 지시해 그 비난 가능성이 크고, 비록 지원자들이 최종적으로는 대학교 초등교육과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 합격했으나 합격 확정 시점이 늦어졌으므로 정신적 고통이 없었다고 볼 수도 없어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징역형이 타당하다"고 짚었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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