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25일부터 김해를 중심으로 열리는 가운데 일부 경기장 장애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해시는 장애인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선수단과 관람객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는 8·9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는 김해지역 경기장 10곳을 돌며 장애인 관련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점검해 그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휠체어 장애인들로 구성된 점검단은 평가 영역을 △접근성 △안정성 △편의성으로 나누고 총 11개 부문을 살폈다.
점검 결과 지난 6월 말 준공된 김해종합운동장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장에서는 크고 작은 문제가 발견됐다.
특히 관람석이 실내 경기장 2층에 마련된 곳 가운데 휠체어 이용자가 진입할 수 없는 경기장이 3곳(진영스포츠센터, 김해시문화체육관, 율하체육관)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된 경기장들은 관람석이 2층에 있음에도 엘리베이터나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았다.
또 경기장 내부에 있는 샤워시설도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율하체육관에 설치된 샤워실은 단차가 높아 휠체어 진입이 불가했다. 또 샤워실 내부에 장애인용 접이식 의자가 없어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사실상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문제도 있었다. 김해시게이트볼장 장애인주차구역은 대회 기간 운영 부스가 설치될 예정이라 사용이 불가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인근 주차장을 쓰면 되지만 경사가 급하고 장애인 주차구역이 지정된 곳은 아니었다. 이외에도 장애인 화장실에 남녀 구분이 안 돼 있다거나 바닥면이 울퉁불퉁해 이동에 제약이 있는 곳도 있었다.
점검단으로 참여한 휠체어 장애인 김영순(50) 씨는 “전국장애인체전임에도 전반적으로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일부였다”며 “전국에서 선수단과 관람객이 찾을 텐데 경남 이미지가 장애인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으로 비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계기로 각 시설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적극적인 예산 투입과 장기적인 정책이 뒤따라야 하는 문제를 행사 때마다 임시방편식으로 해결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송가영 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장은 “각종 시설에 장애인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여전히 그대로”라며 “행정에서는 예산이나 수요가 없다는 핑계를 댈 게 아니라 장애인들이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점검 결과를 두고 김해시 전국체전추진단 관계자는 “장애인 화장실은 임시로 설치해 남녀 구분을 할 예정”이라며 “2층 관람석 진입 불가 문제는 당장 엘리베이터나 경사로를 설치할 수는 없는 만큼 1층에서 관람을 하실 수 있게 별도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애인 주차구역도 될 수 있으면 이용하실 수 있게 비워둘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써야 한다면 다른 주차 구역을 장애인 전용으로 지정해 놓겠다”고 덧붙였다.
/박신 기자
출처 : 경남도민일보(https://www.idomin.com)